무브먼트스테이 이천
EPISODE 04
감도높은 공간을 만드는 비결은 따로 있었다.
2023년 4월 06일
written by 무브먼트랩
리빙 스타일 큐레이션 스토어 무브먼트랩에서 새로운 가구 경험을 위해 취향이 담긴 숙소를 만들어 갑니다. 오프라인 쇼룸에서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최소 하루를 묵으며 가구를 온전하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말이죠. 그 첫 번째 시작은 강원도 양양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호텔 체크인님과 함께 그려냅니다.

호텔 체크인님과 무브먼트랩이 함께 만나 진행되는 취향을 찾아가는 숙소 만들기, 무브먼트스테이 제작 과정을 메이킹 노트를 통해 만나보세요.
written by 호텔체크인
“이제 공간의 하드웨어는 모두가 잘합니다. 상향평준화 된거죠. 지금부터 중요한건 바로…”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필자는 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시선들을 담고 있다. 그래야 앞으로 투숙하러 올 당신이 이 곳을 더욱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볼 것이니까. 그리고 ‘아 이래서 이렇게 만들었구나’를 이해하고 200% 즐길 수 있으니까.

첫번째, 건축주 편 에 이어 지난번엔 브랜드경험설계자편. 그리고 오늘은 무브먼트스테이 프로젝트를 총괄자 K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총괄자 : 공간기획, MD구성, 브랜드경험 설계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람)
공사현장에 함께 왔다갔다 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분이기도 하다. 대화를 할 때마다 배우는 점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오늘 이 글 또한 공간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유익하게 읽어나갈 것 같다.

그럼 바로 시작해보자.
공사 중인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감> 객실 디자인
필자 공간은 참 복합적이라 아이디어들의 조합이 중요해보입니다. 그러다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땐 어디서 영감을 구하시나요?

총괄자 K 안그래도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는데요. 사실 저는 막히는 상황이 생길 때… 그냥 안해요 (웃음) 꾸역꾸역 돌파하려고 하지 않아요. 제가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오히려 저는 이런 상황이 닥치면 음악 들으며 시간을 보내요.

음악을 듣고 마음에 드는 음악을 디깅하면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이를테면 출/퇴근길에 음악을 듣다가 ‘오? 좋은데?’ 싶은게 있으면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올려서 모두 아카이빙 해둡니다. 힙합이던, 시티팝이던 장르 불문하고요. 이게 스테이 기획할 때도 영향을 끼칩니다.

그 중 일본 시티팝의 대부라 불리는 싱어송 라이터 ‘야마시타 타츠로’ 음악을 가장 좋아합니다.
실제로 매일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오는 그의 음악 아카이브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이전에 했던 ‘양양’을 기획할 때도 음악에서 출발을 했어요.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들을 때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데, 그럼 그 ‘편안한 감정을 주는 쉼은 어디서나올까?’란 생각으로 이어져 기획에 반영하곤 하죠.

그래서 사실… 공개하진 않았지만 저 나름대로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객실별로 정리해두었어요. 그리고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때도 ‘스피커는 꼭 들고가야해!’ 라며 실제로 라운지 공간에 넣기도 했었죠. 이천 때는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웃음)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섬> 객실 디자인
필자 말씀들으면서 그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음악을 들으며 떠오른 무언가를 공간에 적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겠어요. 얘기를 듣다 궁금해진건데, 요즘은 공간을 다루시면서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총괄자 K 최근에 도쿄에 다녀왔는데요, 거기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왔어요. 하라주쿠에 있는 나이키 매장에 갔는데 한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직원으로 계신거에요. 심지어 스타일도 좋았어요. 그것만으로 신선하다고 느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이 분이 코르테즈 신발을 보며 ‘이거 내가 20대 때도 엄청 즐겨 신던 신발이거든? 요즘 봐도 되게 괜찮지?’ 라고 말씀을 하시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거에요. 메뉴얼대로 나오는 멘트가 아닌 경험과 신발을 향한 열정에서 나오는 멘트였어요. 그러니 가슴 속 깊이 훅 찌르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심지어 나이키란 브랜드가 다시 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조금 더 확실해졌어요.

이제 공간의 하드웨어는 모두가 잘합니다. 상향평준화 된거죠. 중요한건 바로 그 안의 ‘사람’이지 않을까.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사람 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총괄자K
공간을 소유한 사람부터 관리하는 사람 그리고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이들이 결국 하나의 공간을 완성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인테리어 하는 사람이 본인의 취향 혹은 요즘 디자인 트렌드를 공간 소유주에게 무작정 주입해선 안된다 생각합니다. 두루마기를 입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정장을 입히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그 공간을 소유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부터 해야 합니다.

주거 공간으로 치면 이 사람의 평소 라이프스타일은 어떨까. 몇 시에 출근하고 집엔 언제 돌아오며 집에 와선 어떤 시간을 주로 보내는가. 더 나아가 특정 취미가 있다면 집 안에서 그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우린 디자인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죠.
상업 공간도 마찬가지에요. 유행 혹은 디자이너의 취향을 맹목적으로 제안하는게 아니라 그 상업 공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공간 주인에 대한 이해가 먼저입니다. 그럴라면 아무래도 이야기를 많이 해야겠죠.

테이블 수는 몇 개를 둬야 할지, 손님과 직원 동선은 어떻게 세팅해야 할지, 수익과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부터 공간 주인의 취향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평소 생각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해야하죠. 이렇게 했을 때 공간 운영이 원할하게 됩니다. 딱 맞는 옷을 입게 되는거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오랫동안 사랑 받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믿습니다.
필자 듣다보니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은데요, 그럼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의 경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총괄자 K 건축주의 이야기부터 들을 필요가 있었어요. 건축주가 건축가라 공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상당히 남달랐죠. 게다가 어린 자녀와 함께 공기 좋은 곳에 내려와 작게 스테이를 운영하면서 사는걸 꿈꾸셨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께서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잠시라도 떨어져 나와 숲멍 때리며 시간에 쫓기지 말고 그냥 흘려보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전망이 가장 좋은 자리를 투숙객분들께 내어주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런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세상과 잠시 관계를 끊어내고 쉼에만 집중 할 수 있게 하려했고, 그렇게 ‘숲 속의 작은 방’이란 컨셉이 완성 되었죠.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감> 객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섬> 객실
가구와 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집에가서 쉴 때도 가구가 늘 곁에 있듯 스테이 공간도 마찬가지에요.

스테이 공간에 딱 들어섰을 때 미관적으로 나의 취향에 맞아야 하고, 실제로 사용을 했을 때 내 몸에 착 감기며 사용성도 편안하니 좋아야 하죠. 그리고 최소 하루동안 이 곳에 머물면서 가구 사용을 ‘강요’ 받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할 수 있어야 해요.

예를 들면 이런거에요. TV를 보며 쉬는 것과 창 밖 자연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쉬는 것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후자의 경우 조금 더 나의 감각에 집중 할 수 있죠.

그 순간 소파에 닿는 촉감부터 몸에 감기는 그 느낌까지 온전히 경험 할 수 있다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접하게 만든다는 말이 이런걸 의미합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섬> 객실 디자인
필자 무브먼트스테이가 또 ‘취향을 찾는 공간’이란 표현도 쓰고 있는데, 취향은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걸까요?

총괄자 K 저 개인적으론 내 선택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디깅을 하다보니 취향이 찾아져 가는게 아닐까 싶어요.

주머니 사정이 여유치 않던 학창시절로 잠깐 돌아가보면, 나이키 신발을 갖고 싶은데 부모님께 손벌리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아주 간단한 부업을 해서 조금씩 돈을 모아 한 켤레를 사곤 했죠. 그런데 잘못 사면 어떡해요. 그래서 그 신발에 대해 엄청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 신발의 유래부터, 디자이너, 소재 등등 말이죠.

이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졌어요.

스피커를 살 때는 제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부터 생각합니다. 일단 음악을 좋아해야 스피커를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몇 개월을 온라인으로 음악 디깅을 하고나면 이제 ‘바이닐’를 사다 모읍니다. 어느정도 모였다 싶으면 그 때 그 음악을 제대로 들려줄 스피커를 구매할 때 인거죠.(웃음)

누군가는 ‘참 지독하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습관 덕에 제 취향에 대해 확고히 알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좋은 점은 사야할 것과 사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생기더라구요. 결국 불필요한 소비도 하지 않게 되고, 소비에 대한 후회도 사라졌어요.

그래서 취향은 어쩌면 선택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디깅을 하고 직접 경험을 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과정을 스테이에서는 쉽고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가구도 직접 경험을 해봐야 알죠. 막상 접해보니 내 취향이 아닐 수도 있고, 관심이 없었는데 갑자기 호감이 가기 시작해서 디깅을 하게 될 수도 있죠.

‘쉼’에 관련한 가구와 소품들이 무브먼트스테이에 모두 들어가있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먼저 구매를 하기 전에 만져보고 느껴보면서 ‘나의 집’에 가져가도 괜찮을지를 생각하고 파악해 가는 과정이 되길 바래요. 객실 2개가 모두 디자인이 다르니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을거에요. 그래서 무브먼트스테이는 쉼의 공간이자, 나의 취향을 여유롭게 찾아가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필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2가지가 흥미로웠다.
  •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모두 상향 평준화가 되었다. 이제부턴 사람이다. 마치 하라주쿠 나이키 매장에서 근무하시던 할아버지 이야기 처럼.
  • 취향을 찾기 위해선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알 수 없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구매실패를 하고 싶지 않아서 꼼꼼히 찾아보고 디깅하는 그 과정도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여기까지 글을 읽은 당신이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을 완성하는 그 순간을 꿈꾸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다.
오픈하자마자 바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아래 ‘사전알림 신청’을 해주시면 된다. 당연히 무료이고, 1분이면 신청가능하다. 게다가 신청자분들 중 추첨을 하여 무료 투숙권을 드리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손해 보는 것은 없으니 신청하시길.

혹시 누가 알까. 당신이 무료투숙권의 주인공이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