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먼트스테이 양양
EPISODE 01
"미쳤다"
소리 나온 스테이 공사현장
2022년 6월 23일
written by 무브먼트랩
리빙 스타일 큐레이션 스토어 무브먼트랩에서 새로운 가구 경험을 위해 취향이 담긴 숙소를 만들어 갑니다. 오프라인 쇼룸에서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최소 하루를 묵으며 가구를 온전하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말이죠. 그 첫 번째 시작은 강원도 양양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호텔 체크인님과 함께 그려냅니다.

호텔 체크인님과 무브먼트랩이 함께 만나 진행되는 취향을 찾아가는 숙소 만들기, 무브먼트스테이 제작 과정을 메이킹 노트를 통해 만나보세요.
written by 호텔체크인
드라마 미생. 혹시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안에 여러 캐릭터들이 있지만 저는 그 중 ‘한석율'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보단 직접 현장에 나가야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던 그의 성격. 그가 한 말 중에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저는 그 대사를 새겨두고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장이지 말입니다"

맞습니다. 저 또한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직접 가봐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낼 수 있다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턴 리얼로 갑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여러분들에게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리고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스테이를 만들기 위해 공사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그럼 이제 저랑 같이 양양으로 떠나 봅시다.
#1
첫번째 현장답사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으로 출발
스테이를 갈 때 가장 설레는 순간은 언제일까 체크인을 하는 순간? 객실 문을 처음 여는 순간? 객실에서 뷰를 볼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스테이를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설렌다.’
가방에 짐을 챙기고, 차에 타서 스테이로 향할 때. 그 때가 가장 들뜨는 순간이지 않을까 합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현장 가는 중
아침 8시. 군자에 모인 3명. 그 중에 저(CHECKIN)는 처음 가보는 현장.
길가다 스쳐지나간 공사 현장은 봤지만, 실제로 우리의 손길이 닿는 스테이의 현장을 두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정말 심장이 뛰더군요. 긴장 반, 설렘 반.

예상 소요시간 2시간 20분.
설렘이 계속 이어지는 시간. 이동하는 그 순간에도 두근거림이 끊이질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들이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으로 오는 동안 차에서 들을 음악 플레이리스트도 준비 중 입니다. 음악이 마무리가 되었을 때 딱 도착할 수 있게. 그리고 떨림이 이어지게.
#2
도착. 그리고 처음 마주한
가슴 뛰는 현장 모습
첫느낌 드디어 도착.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딱 들어오는 현장.
오... 첫느낌,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눈에 보이는 건 흙바닥 그리고 스테이 건물의 바닥으로 추정되는 것 그리고 그 위로 그어진 수 많은 선들.
막상 실제로 마주하니 뭐가 어떻게 지어지는지 감이 안잡혔습니다.
알고보니 지금은 스테이가 튼튼하게 지어지기 위해 토지를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건물 바닥에 그어진 선들.
저 선들은 뭐지? 궁금한건 참을 수 없습니다.
무브먼트스테이 공간 기획을 맡고 계시는 인호님께 여쭤봤습니다.

’이 선들은 대체 뭐에요?’
스테이 바닥에 그어진 선들
그러자 펼쳐지는 도면. 이어지는 설명.
‘이 선들이 쉽게 말하면 어디에 뭐가 들어갈지 정리해주는 선이라 보면 되요’

아! 시멘트 바닥에 그어진 선들과 도면을 보니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이 어떻게 구성이 될지 말이죠.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에게만 슬쩍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글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합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의 공간 구성 크게 보면 이렇습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은 호스트 그러니까 이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 1동.
투숙객들이 머물다 가는 객실은 2개. 그리고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
아래 사진을 보면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공간 구성 시안
그럼 이제 전체를 봤으니 하나씩 뜯어보도록 하죠.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만약 이 곳에 투숙객으로 방문했다면 나의 동선은 어떻게 될까.

처음에 딱 이 곳에 도착해서 차를 댑니다.
그리고 나면 높은 외벽 사이에 있는 계단이 바로 보이게 됩니다. 그 계단으로 천천히 올라오면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이 서서히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올라가는 동안 점점 더 도시에서 떨어져나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 속으로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겠더군요.
공사중인 계단 | 완성되었을 때의 느낌
계단쪽을 둘러보는 순간, 인상 깊은 것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외벽에 보면 분명 재질은 시멘트인데 나무결이 있더군요. 스테이 경험 시작부터 자연의 느낌. 이건 어떻게 표현한 거지 싶어 여쭤봤습니다.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시멘트가 마르기 전에 실제 나무의 결이 있는 판을 붙여 놨다가 떼어내는 방법이더군요. 이를 ‘미송결 낸다’라고 한답니다. 나중에 스테이가 오픈되어 이 계단을 올라가실 동행자분께 아는척하기 딱 좋은 지식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외벽 미송결
계단으로 올라온 다음은 어떨까요. 객실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객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모르는 투숙객을 마주치면 괜히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마주치지 않게 이동 동선을 다르게 설계한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이런 작은 배려에서 감동이 전해진다 생각합니다.

자. 이제 큰거 나옵니다.
한 눈에 반 할 수 밖에 없는 포인트.
이거 보는 순간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예 그냥 한 달 살고 싶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에 자랑거리가 뭐가 있냐 하신다면 딱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소나무. 머릿 속에 그림을 한 번 그려볼까요. 객실 안에 들어왔는데 창 밖으로 하염없이 소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면? 심지어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근채 소나무를 바라본다면?

생각만해도 입가에 그려지는 미소. 빠르게 돌아가던 일상에 일시정지 버튼 클릭.
앞만 보고 가던 우리들에게 멈췄을 때 보이는 것들을 생각해보게 도와주는 소나무들.
이 곳에서의 시간은 ‘멈춤' 상태 입니다.
2배속 삶에서 잠시 일시정지가 된다고 느낀덴 이유가 있습니다.
무한적함을 넘어서는 고요함 사실 이 곳 주변엔 없는게 많습니다. 답답하게 시야를 가로막는 회색빛 고층 빌딩도 없고, 뭐그리 급한지 경적을 울려대는 수 많은 자동차도 없습니다. 그리고 밤만되면 나를 봐달라는 듯 번쩍번쩍 거리는 간판들도 없죠. 어쩌면 도시인들에겐 다소 밋밋하다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자극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지루하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죠. 하지만 빠름, 쫓기듯 사는 삶, 점점 매워지는 음식들이 일상에 누적되어 피로함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처럼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의 위치는 없는게 많습니다.
역설적이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들리는 것은 바람에 소나무 잎들끼리 흔들리는 소리 뿐.
쉴틈없이 울리는 스마트폰은 잠시 뒤집어두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현장답사를 다녀와서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이 이 곳에 오셔서 어떤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말이죠.
#3
마감을 마감하는 하루.
월요일부터 금요일. 일의 시작과 마무리. 어쩌면 우리의 일상은 마감의 연속이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은 정해져있고, 해야 할 일은 많고 모두가 ASAP를 외치는 세상. 쫓기고 싶지 않아도 쫓기듯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날. 그래서 우리는 다짐했습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에서만큼은 마감을 마감할 수 있게 만들겠다 말이죠.
무언가 굳이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양양이라고 하면 흔히들 서핑과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를 떠올리곤 합니다.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이 곳은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동적인 양양과는 사뭇 공기가 다릅니다. 눈 앞에 펼쳐진 소나무 숲을 베개 삼아 누운채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적임 그 자체 입니다. 특히 정오에 머리 위로 내리쬐는 햇빛을 받고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정오 하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하루 중 가장 분주한 시간인 정오. 중요한 미팅이 있을 수 있고, 가장 활발하게 업무를 이어가는 시간. 그래서 이 때 쉬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만큼은 나른하게 그리고 천천히 쉬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솔잎에서 퍼져나오는 상쾌한 향이 복잡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4
서울로 돌아왔지만
아직 남아있는 여운
살면서 처음 다녀온 스테이 공사 현장.
직접 다녀와보니 더욱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엔 우리의 시야를 가로막는 회색빛 고층 건물 그리고 2배속으로 돌아가는 일상. 현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양양으로 가고 싶더군요.

이번 현장에 가서 눈으로 보니 배우는 점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글을 쓰는 저는 호텔을 세우는게 꿈이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건축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어떤 공법들이 있고 이동 동선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그리고 공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등 말이죠.

비록 오늘 글은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앞으로 이 곳이 어떻게 바뀔지
큰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이 오픈되는 그 날까지 현장은 계속해서 다녀올 예정입니다. 오픈하는 날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보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오픈 소식을 누구보다 먼저 받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 참고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