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먼트스테이 이천
EPISODE 01
첫만남.
2023년 1월 31일
written by 무브먼트랩
리빙 스타일 큐레이션 스토어 무브먼트랩에서 새로운 가구 경험을 위해 취향이 담긴 숙소를 만들어 갑니다. 오프라인 쇼룸에서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최소 하루를 묵으며 가구를 온전하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말이죠. 그 첫 번째 시작은 강원도 양양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호텔 체크인님과 함께 그려냅니다.

호텔 체크인님과 무브먼트랩이 함께 만나 진행되는 취향을 찾아가는 숙소 만들기, 무브먼트스테이 제작 과정을 메이킹 노트를 통해 만나보세요.
written by 호텔체크인
미쳤네. 제정신이 아니구만.
아이러니하게도 난 긍정적인 놀라움을 표현 할 때 저 표현을 한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정말 제정신이 아닐 때 재미난 결과가 나와서 그럴지도. 무튼. 1월1일의 해가 떠오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말.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정도면 속도위반 과속 딱지 떼어야 하는건 아닌가 싶다. 이쯤되니 시간이 흐르는 속도도 제정신이 아닌듯 하다.

나이가 하나씩 올라갈 수록 삶의 속도 또한 1km/h씩 빨라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예사롭지 않다. 눈 깜빡깜빡 하면 벌써 금요일. 주말에도 일을 하던 쉬던 무언가에 몰입하다 보면 다시 또 월요일. 정신없는 매일을 보내고 있으니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더라.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그리고 이어진 상상.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하루가 1주일이 된다면, 그 하루동안 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루는 24시간. 그런데 7일이면 148시간. 엄청나게 긴 하루.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할까? 고개를 살짝 숙인채 길을 걸으며 생각에 빠졌다.

일을 좀 더 하게 될까. 아니면은 하루가 1주일이니, 제대로 푹 쉬어볼까. 그래봤자 하루만 지나는거니까 죄책감도 덜할 것 같고… 상상으로 시작했는데 묘하게 사색에 잠기게 된다.

사실 이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 건 지금 내가 서있는 이 공간 때문이다. 아까 했던 그 상상. 여기라면 가능할지도. 이 곳이라면 하루가 1주일이 될 것만 같다.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본다. 내 눈 앞엔 양쪽 날개를 시원하게 펼치고 있는 건물이 하나 보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던 문장.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구만’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여긴 이천.
아니. 정확하겐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이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완성되면 이런 모습
더 이상 길이 없다
생각했을 때 마주하는 희망
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시간이 더욱 빠르게 간다고 느끼곤 한다. 도시에서의 시간과 시골의 시간을 다르게 느끼는 이유이지 않을까. 서울에서 출발. 이천에 진입. 그리고 이천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점점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주변에 ‘문명’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자연과 가까워진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현장에 도착하지도 않았지만, 가는 길에서부터 마음이 차분해진다. 누군가 나를 쫓지 않는다. 시간도 사람도. 이제 좀 살 것 같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차량 네비게이션은 나를 점점 오지로 안내를 한다. 한 때 인터넷에 나돌던 무서운 이야기가 떠올랐다. ‘밤에 목적지를 제대로 찍고 길 따라 갔는데 알고보니 네비가 나를 안내한 곳은 절벽 너머 바다였다’ 던 그 이야기.
길이 좁아진다. 자동차 한 대가 딱 들어갈 정도의 폭.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더 가보기로 한다. 그렇게 요리조리 차를 몰고 들어간다. ‘이게 맞나?’란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막다른 길이면 차를 돌릴 수도 없는데…

더 이상 길이 없다 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내 눈 앞에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이 보이기 시작했다. 찾아오는 길에서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다. 길이 없다 생각할 때 한 걸음 더 가보는 것.

아, 이제서야 이해가 갔다. 이번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의 컨셉이 ‘숲속의 작은방’이라고 한 이유를 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살펴볼까.
첫만남.
건물이 양쪽으로 나있다. 어디가 스테이일까. 당황하지 말자.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11월 방문 시 모습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구조는 이렇게.
라운지 공간엔 투숙객들이 객실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될 예정이다. 어떻게 공간이 싹 바뀔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라운지 맞은편에 보면 작은 계단이 하나 나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1월 방문 당시 모습.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길다란 복도가 보인다. 객실로 연결되는 복도라고 보면 된다. 객실은 총 2개.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때와 동일. 양양 때는 두 객실의 크기가 달랐지만, 이번엔 같은 크기이다. 종이를 딱 반으로 접었을 때 동일한 크기, 동일한 모양이 나오는 데칼코마니처럼 생겼다 보면 된다. 그럼 이제 객실로 한 번 들어가보자.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객실 들어가는 길(1월 모습)
이 곳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가 작년 11월. 아직 아무것도 없고 정말 ‘공간’만 있는 상태. 하지만 우리가 상상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일단 첫번째. 전망. 창문이 아주 크게 들어올 예정이다. 속이 다 시원할 정도. 중요한 건 창 밖 너머 보이는 것들이다.

숲. 갈대. 그리고 하늘. 그 외에 보이는 것은 없다. 우리의 시야를 방해하는 인공적인 무언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일까. 시간이 더디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엔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이 세상에 나 혼자 동떨어져 나온 기분. 글 서두에서 이야기 했던 상상. ‘하루가 1주일이 된다면?’ 이 곳에서 느낄 수 있다고 했던 이유이다.

게다가 11월은 단풍의 끝물일 때인데 여전히 아름답다. 봄,여름,가을 겨울. 각각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 같다. 어쩌면 이 창문이 하나의 커다란 액자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객실 (11월 모습)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객실 창문 주목. (11월 모습)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전망은 이렇게. (11월 모습)
객실이 엄청나게 넓은 편은 아니다. 평수로 치면 10평 남짓. 호텔의 디럭스 객실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 앞서 이야기 했던 커다란 창문이 첫번째. 그리고 두번째는 높은 층고. 보통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층고를 살펴보면 2.1~2.3m 이다. 그러나 이 곳은 더 올라간다. 어쩐지 개방감이 느껴지더라.

이제 이 비어있는 공간이 어떻게 채워질지 기대가 된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창 밖에 보이는 전망을 잊을 수 없다. 창 밖으로 보이는 넓은 마당 쪽으로 걸어 가보고 싶어졌다. 독자분들 또한 이 곳에 방문하면 나와 같은 충동을 느끼게 될거다.
밖으로 나와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
우리가 미술관을 살펴보면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압도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형태를 갖추고 있기에 입장 전부터 기대와 설렘을 안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공간에 들어간다는 것 만으로도 나 자신에게 대견함을 느끼곤 한다.

자동차 내릴 때 하차감이 있듯 공간은 입장할 때 입장감이 있다 생각한다. ‘나는 이런 공간을 향유하는 사람이다’ 라는 그 입장감.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에서 그 입장감을 느낄 수 있다. 마당으로 나가서 자연을 등지고 서보자. 그제서야 스테이 건물의 전체 모습이 보일거다. 그 모습은 어떨까.
눈 내린 날의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1월 모습)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 단층에 양 옆으로 길게 뻗은 자태. 날아오르기 직전의 날개짓. 마당은 살짝 아래로 내려오기에 스테이 건물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게 된다. 웅장함 마저 느껴진다. 이런 공간에서 무려 하루라는 시간을 함께 한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

아. 참고로 건축주가 건축가 이시다. 본인의 가족이 살 집은 뒤에 짓고 있고 그 앞은 스테이. 삶을 여정을 함께 걸어나갈 작품이 지어지고 있단 생각이 들더라.
무브먼트스테이 이천 (1월 모습)
지금 마당엔 나이가 어린 갈대들이 꿈틀대고 있다. 이 아이들이 키가 자라 무성해진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감격스러운 분위기가 탄생하지 않을까. 건축주분께는 죄송한 이야기 이지만 체크아웃 하기 싫어질 것 같다. 어떻게든 더 느끼려고 늦게 체크아웃 할 궁리를 하고 있을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도 규칙은 규칙이니 체크아웃 시간은 지켜야지)
그래서 앞으로 계획
대학시절 미대를 다닐 때 이런 경험이 있었다. 같은 소주병을 보더라도 각자 전공에 따라 다르게 본다는 것.

서양화 친구는 소주병의 색을 보며 녹색 외에 퍼플과 주황이 오묘하게 섞여 있다고 말하며 한국화 친구는 한국 문화의 원동력이라 표현을 하고 조소과 친구는 입체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시각디자인과 친구는 소주의 브랜딩에 대해 떠들고 있더라.

물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담론을 펼치긴 했으나 이 경험이 인상 깊었다. 하나의 오브제를 보고 각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

이번 무브먼트스테이 이천도 마찬가지.

기획자가 바라본 이 곳은 어떨까. 건축주가 바라본 이 곳은 어떨까. 마케터가 바라본 이 곳, 브랜드 설계자가 바라본 이 곳, 인테리어 팀이 바라본 이 곳 등.

각자 다른 관점으로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가 3월에 준공을 하고 오픈을 하게 된다면 이제 여러분들이 뒷 이야기를 이어가주면 좋겠다. 여러분의 관점으로 바라본 무브먼트스테이 이천은 과연 어떨지 말이다.

그럼 다음 글에선 건축주분의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다.

그리고 사전알림 신청(무료)을 하면 오픈 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추첨을 해서 무료 투숙권도 드리고 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해보시길.